이름: 나주한
닉네임: 오르비Unique
학교: 연세대학교 수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박사(대수기하학)
질문1. 지금 까지 수학으로 성취한 것들은?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수리탐구영역1) 만점(30문항, 원점수 80점만점 /80)
연세대학교 수학특기자 4년장학생
서울시 수학경시대회 고등부 은상
제13회 전국수학과학경시대회 고등부 수학부문 동상
현재 대기업 AI연구원으로 재직중
제23회 대학생수학경시대회 1분야 최우수상 (최우수상이 1등이며, 2004년 11월 13일 수상)
학부 수학전공 30과목(90학점) All A
대학원 수학전공 15과목(45학점) All A
질문2.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면?
Deep & Back 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이해할 때는 한줄 한줄 이해하고 증명의 논리를 따라가면서 "논리적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들을 풀면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끝나면 반드시 뒤로 빠져서 숲뷰에서 다시 쳐다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단원은 왜 배우는지, 기존에 내가 알고있던 개념들과는 어떻게 연계 & 확장되는지, 문제들을 풀어보니 기존 개념으로는 못풀었던 어떤 종류의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통상 백지복습법이라고 알려진 방법도 Back 상황에서 새로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아가면 그동안 배워서 알고있던 것들 중에는 새로배운 개념으로 다시 쳐다볼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들어 수2 미분을 배우고나면 수학(상)의 이차방정식, 이차함수의 많은 내용들을 다시 다항함수 미분의 관점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예를들면 함.판.축으로 외웠던 근의 분리같은 것도, 결국 함수값과 극대극솟점의 위치가 결정한다는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기하에서 벡터를 배우면 중학교 닮음부터 피타고라스 정리, 중선정리, 직선의 방정식, 원의 방정식, 접선의 방정식, 점과 직선사이의 거리 등등도 모두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고요.
정리하면 내가 배운 지식들을 깊이 따져봤다가 큰 뷰에서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봤다가 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계속 다듬고 엮고 정리하는 작업이 다양한 응용력을 발휘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3. 혹시 최근 수능 수학문제를 풀어보신적이 있나요? 출제범위 외에 과거의 수능과 어떤 차이점이 느껴지시나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변한 것 같습니다. 출제범위는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지만, 수능 역사가 오래되면서 많은 부분이 유형화된 느낌을 받았고, 다른 한편으론 평범하지 않은 스킬을 요구하는 문제유형들이 생긴 것 같습니다.
2001수능 수학 22번
2001수능 수학 30번
제가 수능볼 때에도 어려운 문항들이 당연히 있었지만 '킬러', '준킬러'라는 용어도 없었고, 그런 문제가 특정 번호대에 배치된다는 것도 못들어봤었습니다. 합성함수 N축이나, 삼사차함수 비율관계도 최근에 수능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알게된 내용입니다. 2,3차 함수와 직선 사이의 넓이 공식들도 개념유형서에서 봤던 기억은 흐릿하게는 있는데 그걸 외울 생각도 안했고, 써먹어본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고3 때는 10번이 넘는 모의고사와 수능까지 모두 만점이었고, 모든 시험을 60분 이내에 끝내고 100분 이내에 무조건 두번 이상 검토까지 끝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수능 스타일의 시험에선 가능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덜 익숙해서 일 수도 있는데, 97년도 수능 기출문제는 당시 80점 만점에 1등급(상위 4%) 컷이 40점대일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였고 저는 문제를 완전히 까먹었음에도 최근 '킬러'라 불리는 문제들보다 당시 기출이 더 쉽게 느껴지네요.
질문4. 고등학교 이후에도 수학을 학사를 넘어 박사까지 전공하셨는데, 언제부터 수학을 좋아하셨나요?
수학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습니다. 영재 테스트같은걸 해본 적은 없지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영재에 준하는 호기심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 6학년 때 동네 중학교 형이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버린 문제집을 호기심에 가져와서보고 근호, 삼각비의 개념을 알게되었고, 고등학교 2학년 즈음에는 대학 수학에도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겨 테일러급수나 라그랑제 승수법, 3차 이상 행렬의 행렬식, 벡터의 외적 등의 개념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치맛바람 쎈 분은 아니어서 어릴 때 영재원을 가보거나 경시대회 준비를 했다거나 특목고를 준비하거나 하진 않았었고요. 일반고에 진학해서 고1 때 담임선생님 담당 과목이 수학이었는데, 학교 수학은 곧 잘 하니 학교에 kmo 공문이왔는데 나가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고1 11월에 나가본 것이 제 인생의 첫 수학경시대회였습니다. 준비를 어떻게해야할 지 몰라서 무작정 교보문고에가서 수학 경시, 수학올림피아드라고 붙은 책들을 사다가 독학했었고요. 그렇게 한달쯤 준비하고 응시했는데, 응시자 중 상위 10% 이내인가 나왔었습니다. (당시엔 1,2차 구분이 없었고 입상권 밖이어도 상위 10% 이내, 20% 이내에 있는 학생명단을 알려주었습니다. 기억에 상위 5%까지가 장려상이었던 것 같아요.)
질문5. 경시대회, KMO를 응시하여 수상하셨는데 비하인드가 있다면?
첫 시험에 입상은 못했지만 좀 만 더 공부하면 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당시엔 권위있는 대회 수상실적이 학생부생기부에 들어가고 대입에도 활용가능했었기에 고2 1년만 수학경시 준비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해서 반년 후에 처음 나갔던 대회가 전국수학과학경시대회 서울시 대회였고 동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해 11월 kmo에서 동상을 받았고 겨울학교에 입교하게 됩니다. 그 때도 고2 겨울방학이라 남들 수능에 열을 올릴 때라 잠시 고민했었지만, 평생에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 부모님 반대에도 입교하게 됩니다. 거기서 강남에 수학경시 전문학원이 있다는 걸 처음알았고, 그 곳 출신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상위입상자나 imo 출신들이 보는 교재들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계절학교에서 돌아온 후엔 수능 준비를 해야했기에 수학에만 올인할 수는 없었지만, 계절학교에서 알게된 교재 정보들을 바탕으로 틈틈히 준비해서 여름 즈음엔 서울시 대회 은상, 전국수학과학경시대회 동상을 받게되었습니다. 당시에 서울대는 수상실적을 전국대회 동상이상, kmo 동상이상만 인정해주었기에 전국대회 입상 실적도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수시모집에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를 지원했는데 연세대는 수능 최저없는 합격을, 서울대랑 카이스트는 탈락했습니다. 본래 수능은 서울대 수시 합격하면 수능 최저조건이 상위 10% 이내라서 그 정도 수준에만 맞춰 공부하다가 결과가 저렇게 나오니, 수능 공부를 해야하나 고민이 되더군요. 근데 당시엔 수시모집이 전체 대학 정원의 10% 이내였고, 대부분 친구들이 수능보고 정시내 특차를 노리 던 때라 하루정도 고민하다가 어차피 놀 친구도 없는데, 이왕에 하는거 남은 45일간 미친듯히 수능준비 해보자는 생각으로 공부 했었습니다. 저 세 학교 수시 발표날이 모두 10월 2일이었고, 하필 그 날이 9모 결과 나오는 날이었는데 400점 만점의 330점대의 9모 성적표보고 이 많은 점수를 어떻게 올리지 생각했 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상 고등학교 내내 수학경시 상장으로 수시 전형만 생각했어서 그 때 남은 날짜가 45일인데 하루에 1점씩은 올려야 정시로 서울대를 노려볼 수 있겠네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어쨌든 남은 45일은 밥먹는 시간, 똥싸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엄마말로는 옆에서 말걸기도 무서웠다고...
고등학교 때 수능 공부는 열심히 안했지만 메타인지 능력은 좋아서 각 과목별 약점은 뭔지, 그걸 극복하려면 뭘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었습니다. 그 플랜을 돌렸죠. 당시엔 이과도 사탐 4과목이 필수였는데, 9모에 사탐이 반타작이었습니다.;; 일단 그것부터 해결해야했습니다. 그래서 사탐 2주 완성 목표로 손선생 통합사회 오프라인 수업들었던 친구에게 고3 초반에 봤던 교재를 빌려 2주간 자나깨나 밥먹을 때 등하교할 때 보면서 독파했습니다. 그 이후엔 그나마 암기로 커버할 수 있는게 영어 어휘랑 문학이라 생각해서 그 부분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덕에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에선 9모에 받았던 330점 언저리 점수가 380점 위로 오르게 되었고 전국 상위 0.5%가 찍혔었습니다. 그 정도면 서울대 수리과학부도 노려볼 수 있겠다 생각했었죠.
질문6. 2001학년도 수능은 2015수능 이전 역대급 물수능으로 알려져있는데요. 수능과 대입 결과는 어땠나요?
수능 30년 역사의 최고의 물수능을 맞게 되었습니다. 보통 수능 수학은 1번부터 30번까지 훑으면서 10초 이내에 풀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풀고, 아니면 일단 넘어가고 30번까지 푼 후, 앞으로 돌아와서 못풀었던 문제를 하나씩 격파해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근데 그 날은 이전 모의고사 때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1번부터 30번까지 단 한문제도 빼놓지않고 첫 도전에 다 풀린 시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수학 시험 다 풀고 시계를보니 18분 지났더라구요. 속으로 "하... 수학이 이렇게 쉬우면 안되는데..." 이러면서 5번을 검토하고 이젠 절대로 틀릴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펜을 내려놓았습니다. 근데 그 날은 수학 뿐 아니라 모든 과목이 그랬어요.
좀 쉽게 출제되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예상 점수는 나쁘지않았고 전국 석차가 좀 떨어져도 이 점수면 서울대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생각은 하루만에 다음날 학교에서 산산이 무너졌습니다. 경험해보지못한 점수 인플레를 눈으로 목격한거죠.
남들 다 수십점씩 오를 때, 전 마지막 모의고사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는데 전국 석차 상위 0.5%는 상위 5%로 바뀌어있었고, 저희반 수능모고 부동의 1등 친구는 서울대 수시에 합격하고 고3 내내 상위 1%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실수 몇 개로 전국 상위 16%라는 상상초월 석차를 받고 재수의 길을 걷게되었습니다.
저는 결국 수시에 합격했던 연세대 수학과에 입학을 하게되었고 대학 때는 수학 학술동아리 동을 하면서 재밌게 수학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 3학년 때는 당시 MS Research 수석연구원이었던 김정한 박사님이 잠시 한국에 오셔서 연대랑 서울대에서 전산수학 과목을 개설하셨는데, 해당 과목 공부를 열심히해서 미국 Redmond의 MS Research 본사 Theory group에 2-3달 정도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다녀오기도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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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 때는 대학생수학경시대회 1분야(수학전공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연세대 수학과 모 교수님께서 당신 이래로 연대에서 대수경 1등한건 제가 처음이라고 엄청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편집자 주 : 대수경 1분야는 수학과 전공자들끼리 모여서 보는 수학경시대회, 2분야는 비전공자끼리 모여서 보는 경시대회입니다)
질문7. 수학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어떤 전공을 하게 되었나요?
학부 때 과목은 해석학 관련 과목이 가장 수월했고 대수학은 좀 어렵다고 느꼈는데, 대학 졸업 즈음엔 대수학이 더 재밌었고 대학원 진학 때가 되니 오기가 생겨 대수학 분야 전공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석학은 왠지 대학원가서도 미적분 기호밖에 안볼 것 같은데, 대수학은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가 많을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옆 섬나라는 필즈상 수상자가 3명인데 모두 대수기하학 전공자라는걸 알고, 나도 저 공부를 해봐야겠다 이 이유 하나로 세부 전공을 정하게 됩니다.;;
그냥 잘할 수 있는걸 골랐어야하는게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시간이 한참 흐른 후 하긴했지만, 그래도 대수기하학을 전공해서 많은 수학을 배우고 경험했던 시간들은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대수기하학을 전공한 덕분에 히로나카 교수님 조교도 해보고, 해당과목에서 허준이 박사도 알게되고, 허교수가 히로나카 교수님과 어떻게 인연을 맺고 지금같은 대수학자가 되었는지도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았고요. 그 분이 필즈상을 받은 업적도 제가 이해할 수 있음에 만족합니다.
(편집자인 제가 대수기하학, 해석학, 대수학이 무엇인지 몰라서 Chatgpt에서 찾아보았습니다.)
해석학 (Analysis)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도구로 인정받고 있는 미분과 적분의 개념을 엄밀하게 규명하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함수들의 성질을 연구하는 것이 해석학이다. 다루는 함수의 종류에 따라서, 실 및 복소해석학, 함수해석학, 비선형해석학 등으로 구분될 수 있고, 이는 여러 가지 미분방정식이나 적분방정식을 푸는 데에 직접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대수학 (Algebra)
19세기 이전까지의 대수학의 주된 내용은 정수론과 방정식의 해법이었다. 그러나, 아벨과 갈로아가 5차 이상의 방정식의 대수적 해법이 불가능함을 보이는데 군과 체의 개념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대수계가 탄생하였다. 대수계는 몇 가지 공리를 만족하는 연산을 갖춘 집합으로서, 군, 환 및 가군, 벡터공간, 체, 카테고리 등 많은 대수계의 구조론을 연구하는 것이 대수학이다. 이들 이론은 그 자체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대수적 방법론을 통하여 해석학, 기하학, 위상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이론물리학, 응용수학에도 이용되고 있다.
대수기하학(Algebraic Geometry)
대수기하학은 대수적 다양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19세기 경, 리만의 함수론적 연구, 브릴, 뇌터의 사영기하학적 연구, 크로네커, 데디킨트, 베버의 대수학적 연구 등 다양한 연구방법을 기초로 시작되었다. 이후 사영다양체에 관해 큰 연구성과를 올린 이탈리아 학파의 수학적 언어와 방법을 보완하여, 1960년대 쎄르, 그로텐디에크는 웨이유와 자리스키가 마련한 대수적 기틀 위에서 대수기하학을 새로이 정립하였다. 그후 대수기하학은 빠른 속도로 학문적 발전을 이루었다. 정수론, 복소해석학, 가환대수, 호몰로지대수, 미분기하학 등 많은 분야를 토대로 대수기하학은 발전하여 왔고, 역으로 이들 분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출처 :
질문8. 수능 장에서 수학 시험지를 받았을 때 가졌던 마인드를 알려주세요.
모의고사 볼 때부터 가졌던 마인드인데 무조건 60분 안에 다 풀고, 나머지 40분동안은 검토해서 실수로라도 틀리는 문제가 없게하자는 마인드로 시험을 봤었습니다.
질문9. 시험장에서 안 풀리는 문제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은?
1. 일단 다른 문제를 먼저 풀고, 다시 생각해본다.
2. 최대한 그림, 그래프를 그려서 뭘 놓치고있는지 의도적으로 생각해본다.
3. 문제 풀면서 쓴 조건과 안쓴 조건을 구분해본다.
질문10. 자녀의 수학교육 방법
(편집자인 제가 애 키우는데 궁금해서 추가한 질문입니다)
올해 초등5학년인데 작년까진 주중엔 따로 수학을 안시켰고, 주말에만 저와 공부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부터는 주중에도 수학을 꾸준히 해야할 것 같은데, 맞벌이다보니 물리적 시간 한계로 수학학원을 알아보고 보내게 되었습니다.
사실 초등3학년 때 황소수학이란 곳에 시험삼아 테스트 봤다가 합격했었는데, 하루 수업시간만 3시간에 문제 못풀면 풀 때까지 집에 안보내 주는 곳이라해서 아동학대같아 안보냈고요. 올해 초에도 대형학원 탑반에 합격해서 보냈다가 너무 빠른 선행 + 과도한 숙제를 보고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아내 반대를 무릅쓰고 소형 학원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지금은 잘 적응해서 다니고 있네요.
애가 스스로 욕심이있고 도전하겠다고하면 수학 경시 준비하거나 영과고 준비를 서포트할 마음이 없진 않은데, 그럴 욕심이 없으면 굳이 제가 나서서 준비시킬 생각은 없네요.
질문11. 최근 AI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AI관련분야 종사를 하기위해 대학에서 어떤 수학 과목들이 도움되었는지?
사실... 특별히 도움이 된 과목은 없었습니다. 확률론 정도 되었던 것 같고요. 통계는 들으면 도움되었을텐데, 연세대는 통계학과가 문과라 수학과 개설과목엔 없었고, 굳이 찾아들을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추후 응용쪽을 하게될꺼란 생각을 학교다닐 땐 못했었거든요. 특정 과목이 도움되었다기보다는 워낙 어려운 순수수학을 오랫동안했다보니, AI에 나오는 수학은 고등학생이 초등학교 분수의 덧셈뺄셈 보는 정도의 느낌이라 수식에대한 거부감이 없고 바로 논문을 읽을 수 있던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현재 다니는 회사도 그걸 강점으로 어필해서 입사했고요.
질문12. (최근 윤대통령 발언과 관련하여) 킬러문항을 출제하지 않고 변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앞 번호부터 준킬러로 깔고 시간을 부족하게 만들면 충분히 변별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문제 난이도별로 변별하고자하는 등급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준킬러가 3등급 정도를 변별한다면, 킬러는 1등급을 변별하는 문제인 것처럼요. 근데 이걸 무시하고 출제하는건 시험의 목적에 부합한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질문13. 최근 저학년으로 갈수록 수학 선행이 경쟁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대한 생각은?
처음엔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과장 안보태고 지금 부모세대보다 이과기준 수학시험범위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과거 출제범위의 절반(문과는 70%)를 차지했던 고1 수학은 다 간접범위로 사라졌고, 이과 수학의 절반은 선택 과목으로 쪼개졌습니다. 행렬, 복소평면, 극형식, 일차변환, 공간벡터, 부등식의 영역, 알고리즘, 점화식 계산 등등 없어진 단원도 꽤나 많습니다.
그럼 시험이 어려워졌을까요? 요샌 수능 만점자가 몇 년에 한번씩은 여러명 나옵니다.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죠. 그래서 처음엔 엄살, 혹은 사교육업계의 농간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근데 뜯어보니 그렇지만은 않더라구요.
일단 요새는 수행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 숙제를 받아본 일은 거의 손꼽는 것 같아요. 수행은 일부 예체능 과목 정도만 있었고, 대부분 중간/기말 지필고사 100%로 성적이 결정되었습니다.
근데 요새 애들은 시험기간이 되면 몰려드는 수행하느라 시험공부할 시간이 없어 보이네요. 암기과목이야 어떻게든 외우면 단기에 해결되는데, 수학은 과목특성상 평소 실력이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죠. 특히나,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진 자사고, 그리고 특목고와 강남 일반고들은 잘하는 애들이 모이다보니 변별을 위해 사실상 수능보다 점수받기 어려운 시험으로 변별합니다.
그럼 내신을 무시할 수 있느냐, 아니죠 오히려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대한민국 입시에 수시라는 제도가 처음 생긴건 98년 즈음인데, 초기엔 전체 정원의 10% 언저리 정도였지만 이젠 전체 정원의 과반이 넘습니다. 고1 때부터 학교 내신 시험 하나하나가 중요해지는데, 시험기간 직전엔 수행이 몰려들어 공부할 시간이 없고, 그런데 잘하는 아이들이 몰리는 일부 학교들은 사전에 굉장히 훈련이 많이되어있지 않으면 시간의 압박으로 풀 수 없게끔 내신을 출제하죠. 게다가 고1 1학기 만에 고1과정을 끝내고, 고1 2학기 때부터 수1을 나가는 학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행없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보통의 아이들은 버텨낼 수 있을까요?
저 때는 자사고라는건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특목고 못가면 그냥 일반고 뺑뺑이였죠. 자사고를 없애자는 얘기도, 수시를 줄이자는 얘기도, 수행을 줄이자는 얘기도 아닙니다. 자사고의 수월성 교육, 공교육 관점에서 수행의 장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 판단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선행이 필수인 상황과 그로인한 초중등 선행 사교육시장이 급격히 커진건 이러한 입시구조 때문이란겁니다. 수능에 킬러 문제가 나와서가 아니라요.
질문13.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수학 공부 방법을 한 줄로 요약하면?
Deep & Back을 항시 해야한다.
#위례입시카페, #위례교육카페, #위례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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