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정리되면 글을 쓰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된 거 같아서 글을 씁니다.
국어에 대한 이야기만 보고 싶으신 분들은 스크롤 아래로 쭉 내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모든 내용은 주관적이므로 생각이 다르다면 무시하셔도 좋고, 다른 의견 있으시면 남겨주신 것을 참고하겠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생각
솔직히 웬만한 얘기들은 다 오고 갔으니 그것과 관련해서는 더 첨언할 것도 없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교육부의 행보에 반대하는 사람(수험생, 학부모 등)도 잘못 알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찬성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는커녕 더 공고하게 만들어주는 느낌..
'킬러 문항'을 없애면 변별을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현재 상황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면 수능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킬러 없애고 공교육으로 하겠다는데 무슨 소리하냐. 너 카르텔이냐" 같은 반응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른 보면 방향이 좋아보이니까요.
킬러 문항을 없애라고 한 게 문제가 아니고, 정답률이 70%를 넘는 걸 킬러로 지정한 것도 모자라 내지말라고 했으니 이 사단이 난 건데, 문제를 풀어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킬러 없애고 공교육 정상화"가 틀린 말이 아니죠.
그러면 킬러 문항이 없는, 변별력 없는 시험에 찬성한다는 소리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이미 최근 기조 자체가 준킬러 위주의 시험이었습니다. 찬성하고 말고를 떠나 이미 난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저 이야기를 한 것이 문제겠죠. 그런데 다들 킬러를 없애면 어떡하냐 어쩌구 하니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쟤네들 뭐가 있는 거다"하는 거죠. 기자들의 선동은 덤이고요.
그것과 같은 맥락에서, 공교육 교과과정 밖의 문항을 배제하라는 것도 잘못된 소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공교육 바깥에서 나온 문제가 있었나요? 킬러문항 = 교과과정 외라고 이미 단정짓고 들어가는데 당연히 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기에 대해서 지적을 해도 말이 안 먹힐 사람들에게 자꾸 킬러 없애면 변별력 어떡하냐고만 하니 당연히 말이 안 통합니다. 이미 수능판 떠난 친구들도 이게 이슈가 되니까 자꾸 디엠이나 카톡으로 이게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는데, 말 자체가 맞는 말이니까 체감을 못 하는 거죠. 누가 교과과정 외 킬러 문항을 찬성할까요.
1. 킬러가 아닌 걸 킬러라고 한다.
2. 교과과정 밖인 게 없는데 밖에서 나온 거라고 한다.
이 두 개가 문제인 걸 설명하는 게 먼저지 변별력이 어떻고 하는 것은 대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한민국 40만 수험생은 '이권 카르텔'이니까요. 여기 계신 분들도 저걸 알기는 아시는 거 같은데 (저 위에 내용을 모를 거라고 생각해서 쓴 게 아닙니다.) 은근히 말 나올 때는 또 킬러 없애면 변별 어떻게 하자는 거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정답률 70%가 킬러면, 전 문항 정답률 100%로 만들겠다는 건가? 이 말만 했어도 납득할 사람은 납득했을 텐데.. 언매 1컷 100에 2등급 블랭크, 화작 1컷 110점인 시험을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거기다가 하필이면 일타강사들이 평소에 부를 자랑했던 전적이 있고, 사교육 교재비가 문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이걸 왜 엮지? 그러니까 말 자체만 놓고 보면 맞는데 핀트는 다 어긋난 상태라 이걸 도대체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거죠. (저도 인강 강사들 재산 자랑 별로 좋게 생각 안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가 모은 재산에 대해 말하는 게 불법인가요? 심지어 사교육계에서 제일 자랑 많이 한다고 느껴지는 분은 언급도 안 되던데.. 이건 말을 아끼겠습니다.)
국어 공부의 방향성과 관련하여
사태가 터지자마자 아무렇게나 추측을 남발하면 혼란만 생길까봐 얘기를 안 했는데, 점점 더 이상하게 흘러가는 거 같아 조금이나마 써봅니다.
1. 독서 문학 체제 자체는 유지될 것 같습니다.
당연한 얘긴데, 비문학을 아예 유기한다는 사람도 많아서 넣었습니다.
2024 시행 계획 그대로 가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아는 독서/문학의 공통과목이 당연히 있습니다.
독서 1문제 문학 33문제 가냐ㅋㅋ 라는 우스갯소리도 봤지만, 가능성이 높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17문항씩 유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 독서 보기 문제에는 조정이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 6모 11번이니 20수능 40번이니 23수능 17번이니 하는 것들이 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비주얼이 괴랄한' 문제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보기 문제에서 그림이나 그래프를 뺄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사실 물독서라고 하지만, 난이도 낮춰라 = 저딴 (보기) 문제를 왜냈냐 라는 거라면 이중차분법 내용 일치나 카메라 지문 내용 일치 같은 걸로 괴롭힐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럼 자기들이 보기에 쉬워보이겠죠. 하지만 그런 패턴이라면 물독서는 아닐 겁니다.
근데 이건 사견인데, (위에도 사견이긴 하지만..) 이미 압력이 세게 내려와서 보기 문제고 뭐고 독서 자체 난이도를 낮출 수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3. 독서 소재에 대한 조정은 거의 있을 거 같습니다.
과학이 나와도 기술의 원리와 함께 그림을 제시하지 않는, '과학론' 같은 걸로 대체되고 기술 지문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문, 법, 과학론 구성 같은 거나 과학 지문이라고 (우기면서) 인지 심리학 같은 걸 넣어버릴 수도 있지 않나..
윗줄의 구성에 대한 건 그냥 얘기한 거고, 소재 조정 자체는 정말 있을 거 같네요. 드러난 것만 봐도 압력이 워낙 세서.. 그림 없는 기술 지문이 나오면 그건 겉보기에는 쉽고 풀면 정말 어렵겠네요
4. 독서 지문이 기존에서 벗어나 더 짧은 지문 여러 개 구성일 수 있습니다. / 주제통합형 지문 자체가 사라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짧은 지문 4개로 4445를 해도 또는 5개로 44333을 해도 이상할 건 없어 보입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나왔었으니까요.
5. 문학, 선택과목의 난이도 상승
이건 당연히 없기가 힘든데, 6모 24번이나 33번 같은 방식으로 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문제만 17문제 나오면 변별은 확실히 되겠네요. 언매는 뭐 원래 어려웠어서 할 말이 없는데 22수능 언매 vs 화작 구도로 둘 다 불지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다들 아실거고, 저도 어제도 얘기했던 문학 독서 모두 수특 펴라.. 가 맞는 말로 보입니다.
다만 독서로 변별을 안 한다는 건지, 독서 '보기 문제'로 변별은 안 한다는 건지는 알 수가 없어서 공부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건 9모에 독서가 물이어도 예측이 안 되는 영역같네요. 수능가서 내용일치가 불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중 차분법 14번은 배경 지식 없이, 공교육만 받아도 풀리는 내용일치 문제였지만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거처럼요.
리트는 좀 덜 풀어도 되겠지만, 전 원래도 수능 국어에는 리트 공부가 필요없다는 쪽이라 이건 의견이 바뀐 건 아닙니다.
문학에 대해서는 이번 6모나 22수능 수준까지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건 뭐 9월에 물문학 나오면 더 단단히 준비해야 할 거 같습니다. 어쨌거나 변별력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니.. 나중에 실모 리뷰 올릴 텐데 문학 어려운 거 독서 어려운 거 다 적어둘 테니 그때 가서 참고하셔도 될 듯하네요.
언매의 경우 어차피 나올 게 다 나왔기 때문에 결국 기본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냐를 또 낚시성으로 물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위의 내용은 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이지만 언매만큼은 조금 확신이 드네요.
웬만하면 다른 강사 분들도 얘기할 거 같지만, 독서에 힘을 조금 빼는 거야 개인 선택이지만 유기는 하지 말자는 얘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독서에서 변별을 안 하면 전혀 문제가 없는데, 만약에 긴 지문 안내고 보기 안내면서 독서에서 변별하려고 한다면 문제가 생깁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그런 문제들이 나올 수 있고 그게 더 리트스러울 수도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바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특은 안 봐도 수특 반영 주간지는 다들 풀고 계실 거고, 기출의 의미가 퇴색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 일로 연계 교재의 중요도는 조금 높아졌겠으나 공부의 큰 틀에서 변화는 없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하던 거나 그냥 하자라고만 말하면 설득력이 없지만, 위에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봐도 결론적으로 공부의 큰 틀이 바뀔 건 없습니다.
국어가 걱정되면 기존 하던 거에 약간 더 시간 투자해서 연계 교재 학습 시간만 더 늘려주면 될 듯합니다. 어찌 됐건 주간지는 수특 본권이 아니니까요. + 사용설명서 학습은 말씀드렸듯 글 처음 쓸 때부터 추천드렸었으니 변한 건 없습니다.
사교육 밥그릇 이야기 하는 걸로 보여서 신경도 안 쓰인다는 분도 뒤에 가서는 평가원장까지 날리면 수능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울상이시던데, 사실 뭐 그 얘기에 억하심정은 없습니다. 잘 모르면 충분히 그렇게 보였을 수 있으니까요. 저는 그럴 규모도 안되지만, 이 글도 밥그릇 챙기는 걸로 보일까봐 첨언하는 것뿐입니다.
지난 5일간 이것저것 힘들었는데 이젠 좀 진정도 되었네요. 질문 있으시면 남겨주시고, 저도 사실 이런 뭐다뭐다 하는 예측을 하는 걸 즐기지 않는데, 수험생 입장에서 9월까지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고 한 번의 시험 이후에는 바로 본 수능을 쳐야 하는 상황에 그나마 방향성이 될까 해서 썼습니다.
솔직히 가장 이상적인 건, 6모 정답률이 공식으로 나오고 난 후에 높은 정답률을 보고 '우리가 잘못 이행했다'는 식으로 (물론 잘못이라는 표현도 안 쓰고 인정도 절대 안하겠지만 그런 뉘앙스로) 넘어가는 건데 과연 그렇게 해줄지는 모르겠네요.
원문 : https://cafe.naver.com/suhui/27493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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