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에 광탈하는 이유 - 생기부>
0. 내 생각만 하며 작성한다. 읽는 이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다.
1. 스토리가 없다. 이걸 왜 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2. 구체적이지 않다. 누구나 쓸 수 있을 법한 내용뿐이다.
3. 당연한 내용을 적는다. 없어도 되는 내용으로 아까운 공간을 낭비한다.
4. 지나치게 과장한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바탕으로 쓴다.
5. 근거없이 의미만 나열한다. 무엇을 했는지는 드러내지 못한 채 무작정 잘했다고만 적는다.
0. 내 생각만 하며 작성한다. 읽는 이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다.
생활기록부는 말 그대로 고등학교 3년 간의 생활을 기록한 서류입니다. 보통은 단순히 "기록"이라는 데만 집중하는데요, 거기서부터가 패착입니다. "기록"에만 집중하며 생기부를 바라보는 그 순간부터 여러분의 출발선은 이미 뒤로 밀린거나 다름없습니다.
왜 그렇냐구요? 누가 읽을지를 고려하지 않고 그저 기록만 하기 때문입니다.
생기부는 단순한 일기장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대학에 보여주는 일종의 사업계획서로 바라보며 접근해야 합니다.
그럼 생기부를 쓸 때는 누구를 고려하며 써야 할까요? 쓰는 사람인 내가 중요할까요? 내 생각대로 그냥 쓰면 될까요? 아닙니다. 읽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며 작성해야 합니다.
생기부로 대학을 가려는 학생의 입장을 생각해 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수능에 자신있다면? 생기부로 대학 가려고 할까요? 아니죠. 정시로 가려고 할 겁니다. 만약 내신에 자신이 있다면? 생기부로 대학 가려고 준비할까요? 아니요. 교과로 가려고 할 겁니다.
즉, 생기부로 대학 가려는 학생들 대부분은 수능과 내신 둘 다 자신 없으니까 생기부에 기대는 겁니다.
대학에서 이걸 모를까요?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럼 생기부를 읽는 사람, 즉 평가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생기부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 학생을 뽑으면 대학에서 열심히 잘 할까?"라는 생각을 하겠지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얘는 성적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에 오면 열심히 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그런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생기부를 만드는 겁니다. "전 지금껏 이렇게 해왔고, 따라서 앞으로도 이렇게 열심히 할거에요"라고 말하며 투자를 유치하는 사업계획서에 비유한 이유입니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은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성적이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학을 설득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럴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실수를 범하게 되고, 읽을 가치가 없는 생활기록부를 만들게 되지요.
앞으로 총 5가지 주제를 보며 그간 작성한 내 생기부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작성하려 했던 문구가 어색하지는 않은지, 설득력이 있는지를 스스로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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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인근 고교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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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한빛고 : https://cafe.naver.com/we2you/1742
청심국제중고교 : https://cafe.naver.com/we2you/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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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및 인근 고교 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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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및 인근지역 입결 -
ㅇ 위례 및 인근 고교 입결 : https://cafe.naver.com/ArticleList.nhn?search.clubid=30956298&search.menuid=71&search.boardtype=L
ㅇ 강남/송파/강동권 입결 : https://cafe.naver.com/ArticleList.nhn?search.clubid=30956298&search.menuid=75&search.boardtype=L
ㅇ 위례내 중학교 입결 : https://cafe.naver.com/ArticleList.nhn?search.clubid=30956298&search.menuid=88&search.boardty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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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결
1. 스토리가 없다. 이걸 왜 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도, 여러분이 이 글을 보는 것도, 대학에 가고 싶어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당연히 생기부에 적은 내 활동 역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걸 왜 했느냐"고 물어보면 바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근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써두면 도움되겠지"하며 아무 이유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이 생기부를 만들기 때문이죠.
0번 프롤로그에서 전체를 꿰뚫는 주제가 뭐였죠?
"읽는 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했잖아요. 여기서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수천 개의 생활기록부를 평가한다고 하면 어떨까요? 거기 써있는 내용이 전부 다를까요? 아니겠죠. 보통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이공계 쓰는 학생들은 여기저기에 아두이노랑 간단한 실험내용 적었을 거고,
상경계쪽 쓰는 학생들은 넛지나 비합리적 행태, 환경과 관련한 마케팅, 물가상승 이야기 적었을 겁니다.
정치외교나 인문쪽 쓰는 학생들은 전쟁 얘기, 스피노자, 로크, 러셀 등 흔히 아는 철학자 얘기 적었을 겁니다.
무슨 뜻이냐면, 평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 비슷한 경우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근데 심지어 "이걸 왜 했는지"를 모를 정도로 별다른 앞뒤 사정이나 스토리가 없다면? 그냥 흔하디 흔한 생기부가 되는 거고 이런 경우는 성적 나쁘면 떨어지는 겁니다.
그렇잖아요. 성적도 아쉬워, 생기부에 뭘 많이 적긴 했는데 이건 다른 사람들도 다들 적은 내용이라 차별성도 없어, 그런 사람을 뭐하러 뽑겠어요? 뽑을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상황에서 내 생기부가 돋보이고 설득력을 갖추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걸 위해서 뭘 해야 할까요? 오늘 계속 말하고 있지요. "이걸 왜 했는가"를 설명하라는 거에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아무런 앞뒤사정 없이 그냥 나열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고, 그나마 일부는 애써 스토리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까진 보이지만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생기부를 아주 잘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학생들은 보통 최상위권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생들과는 경쟁상대가 아닙니다.
무슨 뜻이냐면, 어떤 활동을 왜 했는지만 보여주더라도 중위권~중상위권 대학 기준으로 꽤나 돋보이고 설득력있는 생기부가 된다는 겁니다.
예를 한 번 들어봅시다. 생명과학 쪽을 지망하는 학생이 '자가면역질환'을 주제로 세특을 쓴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럼 보통은 이런 구조로 많이들 적을 거에요.
[생물1] 자가면역질환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보며 그 종류와 원리 등을 탐구함.
자가면역질환에는 루프스, 혈관염과 같은 류마티스 질환이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이 특정 기관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음을 알게 됨.
신체를 구성하는 정상적인 요소에 대한 비정상적 면역 반응으로 염증이나 세포 손상이 나타나면서 발생하며, 전신에 나타나거나 조직/장기 특이적이기도 하고, 급성이거나 만성이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발생함을 확인하여 해당 내용을 급우들 앞에서 발표함.
향후 의과학 연구원으로서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함.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마다 다르겠지만 비슷한 구조로 세특을 적은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겁니다. (1) 자신이 조사한 내용을 앞에 적고, (2) 나중에 뭘 하고 싶은지 또는 (3) 내가 한 활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마지막에 적는 것입니다.
이런 생기부 내용의 문제가 뭘까요? 오늘 계속 나오는 주제입니다. "이걸 왜 했는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거에요.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아래와 같이 생각하지 않을까요?
자가면역질환을 조사했다고? → ㅇㅋ 알겠음
아~ 의과학 연구원이 되어서 이쪽을 연구하고 치료방법을 개선하고 싶다고? → ㅇㅋ 그럴 수 있지. 알겠음
그래서 이걸 왜 하고 싶은데? 이거 말고도 니가 할 수 있는 거 많잖아?
.....라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는 겁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서 "난 이걸 연구해야겠다!"라는 계시라도 받은 건가요? 아니잖아요. 당장 저녁밥 뭐 먹을지도 고민해서 결정하는 사람들이 무슨 미래를 그렇게 결정하겠어요 ㅋㅋ
어떤 목표를 드러냈다면 그 목표를 피력하기 전까지 고민한 과정과 흔적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근데 생기부에는 그러한 과정이 딱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 읽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겠어요.
1) 고민 많이 하고 적었지만 "실수로" 그 과정을 적을 생각은 못했나보다~
2) 아주 입만 열면 거짓말이네. 대충 있어보이는 거 골랐으면서 고민하고 고른 척하네ㅋㅋ
당연히 2번처럼 생각하지 않겠어요? 그럼 그 생기부는 설득력을 잃게 되는 거고,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지는 겁니다.
아니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요? 앞뒤 맥락을 생각하며 적으라는 겁니다. 위의 예처럼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싶은 학생이라면 이전에 알레르기(필요 이상의 면역반응)나 면역반응체계에 대한 내용을 적었을 거에요.
그럼 이렇게 이어지도록 쓸 수 있겠지요. 여러 과목들 사이에 시차를 두고 (1)~(4)의 내용이 연결되도록 쓰는 거에요. (실제 사례라면 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100% 창작해서 불특정다수의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구체성이 다소 떨어지는 건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 심한 비염을 앓던 중 왜 비염이 나타나는지 알고 싶어 알레르기와 면역반응체계에 관심을 갖고 조사함
(2) 인체의 면역체계에 호기심을 갖고 T세포와 B세포의 종류 및 역할을 공부하여 발표
(3) T세포들 중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억제하는 조절 T세포에 흥미를 갖고 더 구체적으로 공부. 자기 항원에 반응성을 띠는 T세포를 억제, 제거하는 기능이 있으며 이러한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알러지나 자가면역질환이 나타남을 알게 됨
(4) 자가면역질환의 종류와 원리를 탐구,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음을 알게 됨. 향후 의과학 연구원이 되어 알러지와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그 치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됨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드리고자 (1)~(4)의 내용은 가급적 간단하게 적었습니다. 실제로 작성했다면 훨씬 구체적으로 각각의 번호가 한 과목 세특으로 들어가게끔 했겠지요.
누군가는 이걸 보고 억지스럽거나 어색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그 사람이 일상 속에서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평가자라면 이런 계기와 흐름이 있는 생기부에 좋은 점수를 줄 거에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 설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생기부 내용을 구상할 때 가급적 있어보이면서도 화려하게 적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그저 진솔하게 있을 법한 내용을 적어야 거짓없이 정말로 이런 활동을 하며 고민했다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앞에서 비염을 예시로 든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저도 어려서부터 비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대체 왜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분노하면서 알아본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ㅋㅋ 황당하지 않겠어요? 남들은 멀쩡한데 교실에서 나 혼자 계속 코 풀고 있으니까 민망하면서도 분하단 말이죠. 아니 대체 왜 이런 걸 겪어야 하는거지? 싶어서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10년 전에도 완치가 불가능하다더니 아직도 안 된다 하는 건 안비밀..)
아, 그건 너만의 특수한 사례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나타나는 불편함 때문에 무언가를 탐구하고 목표를 세워 이뤄낸 경우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업하던 파일을 두고와서 일을 못하게 되니까 직접 코딩해서 스토리지 만든 게 Dropbox의 시작이었습니다.
가뭄이 올 것 같은데 비가 얼마나 오는지를 모르니까 만든 게 측우기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하니까 만든 게 거짓말탐지기입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일상 속의 흔한 일이라는 게 그렇게 억지스럽지 않다는 말이에요.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설득하기에 좋습니다. 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러니 앞으로 생기부 내용은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계기를 바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그림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보세요. 그저 열거만 하는 다른 생기부와 내 생기부 간의 차별성을 만들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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